<글 내용과는 무관한 어제의 나들이 사진>3년 전 2월, 나는 일본에서 매우 친절한 사람을 만났다.
[참고 :
민승아's 4박5일 도쿄여행기 - 첫째날 ~ 뚫리지 않는 왼쪽 귀와 마의 도시 신주쿠.]
가이드북에 나와있는 라멘집이 보이지 않아 헤메고 있다가 길을 묻게된 샐러리맨 아저씨.
매우 호쾌하고 친절하게 영어와 일본어를 섞어서 길을 알려주는 모습이 무척이나 멋졌다.
결국엔 가이드북의 오류로 인해 그 라멘집은 찾지 못 했지만, 그 아저씨의 인상은 아직도 뇌리에 똑똑히 남아있다.
그정도로 멋진 아저씨였다.
그리고 오늘, 학교에서 조모임을 마치고 부모님 심부름으로 남대문시장에 갔다.
볼 일을 마치고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데, 일본인 여성 두 분이 말을 걸어왔다.
남산타워를 가는 버스를 타려고 하는데 이 정류소에서 타는 게 맞느냐고, 무려 영어로 물어보았다.
아무래도 중고등학교 6년에 대학교 1년까지 약 7년은 영어를 공부해서 겨우겨우 알아들을 수 있었다.
[이때만큼 지금까지의 영어 선생님들에게 감사했던 적이 없다]
그리고 나는 일본어와 영어를 섞어가며 이 정류소가 아니라는 걸 엄청 버벅이며 설명했다.
그 두 사람은 어찌어찌 이해했는지 택시를 타고 가야하냐고 물어봤고, 나도 어찌어찌하여 그게 나을 거라는 이야기를 전달했다.
또 버스정류장에서는 택시가 안 서니깐 다른 장소에서 택시를 타는게 좋을 거라는 이야기도 어찌어찌하여 전달했다.
그렇게 두 사람이 떠나고 나는 다시 버스를 기다리는데 그 사람들이 찾는 버스가 이곳에서 조금 떨어져있는 다른 정류소에서 정차하는 것을 보았다.
그것을 본 나는 황급히 아까 사라진 일본인 두 사람을 찾아 달리기 시작했고, 그 사람들이 막 지하도로 들어가기 전에 붙잡아서 다른 정류소에서 그 버스가 정차한다는 것을 어찌어찌하여 이야기했다.
그러자 그 사람들은 땡큐를 연발하며 학생인지 일을 하는지 물어보았고 학생이라고 대답했다.
이 대화를 마지막으로 그 사람들은 내가 알려준 정류소로 향했고 나는 다시 버스를 기다렸다.
마침내 내가 기다리던 버스를 타고 잠시 일본에서의 일이 떠올랐다.
비록 그 샐러리맨 아저씨 본인은 아니었지만, 어느 정도의 보답은 한 걸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분께 받은 은혜의 1/10도 못 갚은 것 같지만.
이렇게 버스가 늦게 올 줄 알았으면, 그 두 사람을 정류소까지 데려다줄 걸 그랬다는 생각을 하며 나는 버스에서 잠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