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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여행기를 읽기 전의 주의사항 - 반말 주의 - 사진 흔들림 주의 - 불필요한 지식 주의 - 혼자만의 세계 주의 - 다소간의 음식 테러 주의 - 일본에 대한 잘못된 정보 주의 자, 그럼 이 모든 사항을 숙지하셨다면 시작해볼까요? 세화주군과 약속한 약속시간까지 2시간이 조금 안 남은 시각. 안타깝게도 늦잠을 사랑하는 본인인지라 약속시간 안에 도착하기 빠듯한 시간에 눈을 떴다. 생각해보면, 지금의 약속시간 뿐만 아니라 여행준비도 정말 빠듯하기 그지 없는 나날이었다. 이야기하다가 갑작스럽게 결정된 여행에, 구정 설날이 중간에 끼어있어 이틀안에 모든 계획을 짜야했고. 2월에 있을 코믹월드 문제에 머리는 복잡하기 그지 없었던 것은 물론, 여권이 나오지 않는다면, 위약금을 물어야될지도 모르다는 불안함에 밤을 지새우기도 했다. 생애 처음으로 가족과 함께하지 않는 해외여행. 그런 두근거리는 마음을 즐길 새도 없이, 전날 바리바리 싸둔 짐을 들고 서둘러 집을 나왔다. ![]() 출발시간 오전 8시. 어중간하게 해가 비추는 그 시각. 나는 그렇게 일본으로 여행을 떠났다. 민승아's 4박5일 도쿄여행기 - 첫째날 ~ 뚫리지 않는 왼쪽 귀와 마의 도시 신주쿠. 버스에서 지하철로, 지하철에서 내려서 공항으로. 1시간이 조금 넘는 시간 동안, 이상하게도 일본여행에 대한 기대에 부풀어 한 근반 두 근반 마음을 졸이는 일은 '전혀' 없었다. 오히려 일본으로 여행을 가는 것보다 근 10년만에 비행기에 탄다는 것에 두근거렸을 뿐 지하철에서는 텅텅 빈 차량 안에서 졸아버렸을 정도로 긴장감이나 기대감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발견할 수 없을 정도였다. 조금 큰 가방을 메고, 어깨에 들고다니기 편한 가방을 걸치고, 허리에 작은 륙색을 차고. 어딜봐도 여행자차림을 하고 있던 나는 슬겅슬겅, 여행자 특유의 활달함이라기 보단 오랫동안 잠에서 깨어난 것 처럼 나른한 걸음으로 공항에서 세화주군을 만났다. 허리에 륙색을 하지 않았다는 점을 빼면, 거의 동일한 차림이었다. 오랜만에 '비행기를 타기 위해' 당도한 공항. 이제 해는 본격적으로 떠올라 아직도 여행의 실감을 느끼지 않고 있는 나에게 하루의 시작을 알리고 있었다. ![]() 도착하자마자, 공항 병무청에서 출국허가를 받고 전일본공수 ANA에서 출국수속을 밟았다. 생각보다 이 절차가 빨리 끝나서 출국장에 들어가기까지 무려 2시간이 남아버렸다. 현재시간은 10시, 출국시간은 12시. 세화주군의 안달로 너무 일찍 온게 탈이었다. 출국전 수속을 다 밟은 뒤의 2시간은 넉넉하다 못해 넘치는 시간. 우리는 무작적 공항 내를 한 바퀴 돌아본 뒤, 롯데리아에 들어가 간단하게 아침을 먹었다. 세화주군은 버거를 난 적당히 음료수를 받고서 식사를 하며 일정에 대해 짧게 상의를 했다. 다음이 우리가 간단히 짠 일정이다. 2일째(2월 3일 금) : 하라주쿠原宿 시부야渋谷 쵸후調布 3일째(2월 4일 토) : 아키하바라秋葉原 이케부쿠로池袋 4일째(2월 5일 일) : 우에노上野 아사쿠사浅草 오다이바お台場 5일째(2월 6일 월) : 오다이바お台場 [자세한 일정도 있지만 그것은 그다지 진행에 필요가 없는 듯 하여 올리지 않겠다.] 앞으로도 이야기하겠지만, 대충 이 일정을 보면 이번 여행의 목적이 무엇인지 눈치가 빠르신 분들은 이미 이해했을 것이라 생각한다. 적당히 서로의 의견을 타진해가며 일정을 조율한 뒤 출국장으로 향했다. 어차피 시간도 많은거 면세점이나 구경하자는 이유에서 였다. ![]() 우리의 예상은 여지없이 배신당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김포 공항 면세점은 별 볼일이 없다. 그리고 구입은 달러로만 가능하다. 우리가 가지고 있던 돈은 엔과 원뿐. 그 작은 면세점은 그다지 구경할 것도 없었고, 구입할 것은 물론 구입할 수도 없었다. 상황이 이렇게 되버린거, 출국장에선 그다지 할 게 없다.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건, 모자란 수면을 취하는 것과 그냥 이것저것 이야기하며 비행기에 들어갈때까지 이야기하는 것뿐. 사람이, 그것도 친구가 둘이서 모였는데 하릴없아 잠만 자버린다면 그건 그것대로 슬픈 일이리라. 어쩔 수 없다면 어쩔 수 없달까. 우리는 우리와 마찬가지로 비행기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과연 어떤 사람일까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 이야기의 MVP는 그 누구보다도 우리 옆에서 비행기를 기다리고 있던 '치요쨩'으로, 5살 정도 되는 여자아이였다. 실제로 '쨩'을 들어본 일은 예전 빵집 알바를 할때 들어본 적은 있으나, 이렇게 직접적으로 꼬마아이에게 어머니가 '쨩'을 붙혀서 부르는 일은 처음 들어보는 일이었기에 꽤나 기뻤다. 더군다나 '치요쨩'의 말과 행동은 그 하나하나마다 귀여워서 꼬옥 안아주고 싶을정도였다.[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치요쨩'은 무려 비지니스 클래스였다. 우리는 이코노미 클래스] 그렇게 무료한 시간을 보내고, 드디어 비행기에 탑승. ![]() 우리가 탑승하는 비행기는 그 유명한 전일본공수全日本空輸, 일명 ANA(All Nippon Airways). 우리나라 항공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조금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싼 가격으로 일본을 방문하시는 분들이 많이 이용하시는 항공이라 다들 잘 알고 계실테고, 그리고 또한 바로 그 유명한 ANA UNIFORM COLLECTION의 ANA가 바로 이 ANA다.[ANA UNIFORM COLLECTION의 메인일러스트가 바로 다테 마사노리伊達将範님의 소설 대디페이스 일러스트레이터 니시다西E田씨의 작품이다.] 몇 번 구경한 ANA UNIFORM COLLECTION으로 인해 한국에서만 살면 잘 알게될 일이 없는 이 ANA에 기묘한 친숙함을 느끼며 자리에 앉았다. 창가자리에 배정되어, 일본에 갈때는 세화주군이 창가 한국에 올때는 내가 창가로 합의 보고, 주위를 정돈했다. ![]() 그러나 아무리 정돈을 하고, 친숙함을 느껴도 역시 이코노미는 이코노미. 좌석에 앉아서 이륙을 하고 조금 시간이 지나자 기내식이 나왔다. ![]() 초라하다. 엄청 초라하다. 구제할 도리가 없을 정도로 초라하다. 대한항공의 비빔밥까진 바라진 않았지만, 그래도 샌드위치라니. 거기다가 저 우리나라 50원도 안 하는 저 김은 무엇이란 말인가. 개인적으로 싫어하는 HITE맥주보다 더 맛이 없었던 기린 맥주를 눈물과 함께 마시며 식사를 종료. 입국신고서를 작성하고, 쓸데없이 헤드폰을 뜯어서 들어보고, 화장실도 갔다가, 앞으로 일정에 대해 이야기도 하고. 이렇게 산만한 분위기로 비행기 밖을 바라보았다. ![]() ![]() 자리가 정확히 날개 중앙 자리라 하늘 풍경은 제대로 감상하지 못 했지만, 그래도 혼자 비행기 안에서 방방 뛰었다. 물론 정말 뛰었다는 게 아니라 마음 속으로만. 그리고 어느새 도착한 일본. 도착 예정시간은 1시 55분 이었지만 그보다 약 15분을 일찍 도착했다. 스튜어디스분들의 친절한 인사를 받으며 드디어 도착한 일본. 일본에 대한 첫인상은 우리 나라의 시골같은 분위기였다. 특히 하네다공항羽田空港 근처는 작은 공장들과 큰 창고들, 콘테이너 차 같은 공업중심 도시 분위기를 띄고 있어서 그런 느낌을 더욱 부채질했다. 쫄래쫄래 공항을 나와 입국수속을 한 뒤 바로 무료셔틀버스를 타고, 하네다 공항 국제선 터미널에서 하네다 공항 제2터미널로 이동했다. 비행기에서 내리자 마자 일본어의 홍수속에 빠질 줄 알았던 나는 의외로 한국어가 많이 들리고, 버스에서도 한국어로 방송을 해주어서 조금 아쉬웠다. 그런게 이상한 일이 하나 있었다. 비행기에서 내리고 어느정도 시간이 지났으니 귀가 멍한게 다 뚫렸어야 하는 게 정상인데, 어째 귀가 멍멍한게 뚫리지가 않는 것이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나는 일본에 가기전에 심한 감기에 걸려서 고생을 했다. 이때에도 감기는 완치되지 않은 상태였는데, 비행기가 높은 고도에 있을때 기분 좋게도 막혔던 코가 뚫려서 기뻐했는데 이게 왠일. 착륙하니깐 코는 막히지 않는데 귀가 계속 멍한 상태로...그래서 마구 침도 삼켜보고, 하품도 억지로 해보고, 마구 귀도 때려보고, 깡총깡총 뛰어보기도 했지만 전혀 효과가 없었다. 그래도 곧 뚫리겠지 하는 마음에 지금은 우선 포기. 하네다공항 제2터미널에서 도쿄 모노레일東京モノレール을 타고 하마마츠쵸浜松町로 향했다. 숙소가 있는 신오오쿠보新大久保은 JR야마노테선JR山手線에 위치하고 있었기에 환승을 해야했기 때문이다. 처음 타보는 일본 전철. 생각보다 부담없이 타고 환승하고 내릴 수 있었다. 아무래도 한국 지하철에 많이 익숙해져 있어서 그런건 부담이 없었던 듯. 근데 정말 신기했던건, 일본은 지하철이 아니라 전철이었다. 가이드북이건 뭐건 내가 알고 있는건 지하철이었는데, 땅밑으로 다니는 지하철은 커녕 땅위를 달리는 전철이었다. 우리나라에서 전철같은건 좀처럼 구경하기 힘든 것이라 지하철 안에서 내내 밖을 구경했다. 숙소가 있는 신오오쿠보역에 도착해서, 숙소 주인아저씨께 전화를 걸었다. 그런데 여기서 큰 문제가 발생했다. 내가 한국에서 적어간 번호가 잘못된 번호였던 것이다. 우리는 으와으와 어쩌지어쩌지 발을 동동 구르다 우선 일본에서 유학생활중이던 사촌형에게 잘 도착했고 언제 만나자는 전화를 걸었다. 그리고 전화 도중. 우연히도! 정말 우연히도!! 진짜 정말 우연히도!!! 자기네 숙소 사람 아니냐고 숙소 주인아저씨가 말을 걸어온 것이다. 타국 땅에서 이런 우연도 있구나 하고 기뻐하며 아저씨를 따라 숙소로 들어갔다. 우리의 숙소는 작은 단칸방으로, 다다미방이었다. 작은 부엌과 작은 거실, 2층 침대가 겨우 들어가있는 작은 방, 무척 작은 화장실. 사진으로 본 건 단순한 큰 방 하나가 있는 그런 방이었는데 꽤나 좋은 방인듯 해서 기분이 좋았다.[물론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방이 좀 안좋았다. 문 창호지가 많이 찢어져있고, 방도 추웠다. 물도 따뜻하게 안 나오고.] 그런데, 다시 한 번 우리에게 큰 문제가 발생했다. 다른 사람 두 명과 방을 같이 쓰라는 것이었다. 이게 무슨 천만의 말씀, 만만의 콩떡. 우리는 처음부터 2인실을 빌리기 위해 이곳을 예약한거지, 남과 같이 쓰기 위해 이곳을 빌리기 위한게 아니었다. 그 두 사람은 무작정 일본에 와서 숙소도 없이 방황하고 있었다며, 좀 같이 쓸 수 없냐는 아저씨 말씀에 남과 같이 쓸바에야, 여기보다 더 싸고 좋은 곳을 갔지 그럴 수는 절대 없다고 했다. 그게 좀 말이나 되냔 말이다. 결국 실랑이 끝에 그 방은 우리 둘이서만 쓰기로 했고, 우리는 애꿏게 '젊은이들이 야박하네'라는 애꿏은 욕을 들을 수 밖에 없었다. 그때는 순간적으로 삐끗 정신이 나가서 이런 숙소 내버리고, 있는 돈 다 털어서 아무 싼 호텔이나 잡아 지내고는 한국에 돌아와서 그곳 홈페이지 만방에 공개하고, 그 홈페이지에 있는 욕 없는 욕 다 써넣으려고 했지만 다행이도 내가 상식은 있는 사람이라 그만두었다.[이게 바로 자화자찬이라고 하는 것이다.] 하여간 우리는 주인아저씨에게 몰래 욕을 퍼붓고, 간단히 짐을 푸르곤 다시 집을 나왔다. 오늘 일정은 나카노에 가서 만다라케 본점을 들린 뒤, 신주쿠에 돌아와서 MY CITY 백화점을 외관만 구경하고, 라멘을 먹은 뒤 토라노아나 신주쿠 점에 들렸다가 모스버거를 사서 밤에 맥주와 먹는 것. 미묘하게 길지만 결국 놀고 먹는 다는 이야기다. 얼른 숙소를 나와 신오오쿠보역에서 JR야마노테선을 타고 신주쿠역에서 JR소부선JR総武線을 환승해서 나카노역에 도착. ![]() 가져간 약도를 따라 무작정 앞으로 걸었다. 언젠간 나오겠지, 하며 어느 상가 중앙통로를 뚜벅뚜벅, 주위를 구경하고 정말 일본어의 홍수 속에서 걸어가는 한국인 두 사람. 뭐랄까 어딜 봐도 관광객이라는 생각이 절로 드는 우리들이었을 것이다. ![]() ![]() 걸어가는 게 좀 질렸을때쯤 드디어 만다라케 발견. 나카노 브로드웨이 2층, 3층, 4층에 각각 나뉘어져 있는 만다라케 본점은 보통 우리가 생각하는 빌딩이 아니라 용산의 나진상가 같은 분위기의 빌딩이니깐 혹시 가실 분은 유의하시길. 뭐 하여간 처음으로 발을 디딛는 일본의 만화전문점. 그곳은 신세계였다. 어느새 정신을 차려보니 내 손에는 17권의 만화책이... 무섭다, 만다라케 본점. ![]() 앞으로도 혹시 일본에서 만화책 살 일 있으면 만다라케 본점에는 꼭 들리는 게 좋을듯. 5일동안 돌아보면서 이곳에서 밖에 구하지 못한 책도 몇권 있었다. 하여간 이렇게 세개 층을 돌다가 발견한 오락실. 그곳에는 역시 예상대로 멜티블러드 엑트 카텐챠가 있었다. 게다가 시합 중. 심판인지 아나운서인지 알 수 없는 청년하나가 메이드와 함께 내 일본어 실력으론 알아 들을 수 없을 정도로 발음을 굴려서 사회를 보고 있었다. 어째 끼어들면 안 될 분위기라 그냥 구경만 할 수 밖에 없었다. ![]() 만다라케 구경을 마치고, 다시 신주쿠로. 신주쿠에 도착해서 우선은 신주쿠 토라노아나가 11시까지 하고 배가 고프니깐 라멘부터 먹기로 하고, 달려라 JR소부선. ![]() 그런데 신주쿠로 가는 동안 전철 꿈에도 그리던, 사립 소학교 여학생을 발견!!! 무려 사립교복에 앙증맞은 교복, 딱딱해보이는 검은색 란도셀, 귀여운 미소. 꿈에 그리던 모범적인 소학생의 모습이었다. 현재 사진을 찍지 못한 걸 크게 후회하는 중이다. 하여간 어찌됐든 신주쿠 도착. ![]() 신주쿠역 동쪽 출구로 나오자마자 발견한게 바로 그 유명한 MY CITY 백화점이었다. ![]() MY CITY백화점이라고 하면 그 명작 호조 츠카사北条司씨의 씨티헌터シティーハンター의 중요무대가 되는 장소. 신주쿠역 동쪽출구 게시판에 XYZ적으면 우리들의 씨티헌터 사에바 료가 적당히 미인을 골라 사건을 맡게 된다. 몇 년 전부터 핸드폰의 수요가 늘어나면서 게시판은 사라졌다고 하는데...무척 아쉽다. 어렸을 적부터 해적판으로 봐오던 뜻깊은 장소인데...[이런 걸로 뜻깊다고 하는 건 뭔가 문제가 있다고 봄] 우선은 먼저 일본에 다녀온 휴마노씨와 인터넷에서 추천받은 라멘집 카무쿠라神座를 찾기위해 출발. ![]() 아니 근데 도대체 어디에 있는건지... 신주쿠 동쪽출구로 나와서 돈키호테 근처에 있다는데, 눈을 씻고 찾아봐도 보이지 않았다. 귀는 아직도 뚫리지 않아서 멍멍하지, 라멘집은 보이지 않지. 그래서 마구마구 한국에서 푹 쉬고 있을 휴마노씨와 인터넷의 이름모를 분에게 투덜투덜 거리며, 배는 고프지만 우선 토라노아나 신주쿠점으로 가기로 의견을 모았다. 가이드북의 지도와 뽑아온 약도를 들고 신주쿠 남쪽 출구로. ![]() 그런데 우리가 카무쿠라를 찾아 떠돈 곳은 동쪽출구에서 한참 헤맨 뒤라 남쪽 출구까지는 거리가 꽤 됐다. 거기다가 아직 지도에 익숙해지지 못 해서 이 지도가 어느 정도 자세한지[즉, 어느 정도 넓이의 골목까지 나와있는지, 실제 거리는 어느 정도 되는지]를 판별하지 못해서 엄청 헤맸다. 무슨 신주쿠역이 그렇게나 큰지. 하긴 전철과 지하철 7개 노선, 종류로 판별하자면 10정도 되는 노선이 겹치는 역이니 그정도면 얼마나 커야하는지 대충 알리라 본다. 그리고 우리는 발견했다. 처절한 걸음으로 남쪽출구로 걸어가는 도중 발견한, 매우 뛰어난 체력 보충 아이템. 그것은 바로... ![]() 맛있었다. 바삭바삭하고 달콤한 맛. 멍한 귀가 뚫리는 느낌이 들기'만' 했다. 한개에 150엔. 우리는 잠시 아저씨에게 감사의 묵념을 보내고 다시 토라노아나 신주쿠점을 찾아... 신주쿠를 돌고 또 돌아, 그렇게 우리는 드디어 도착했다. 신주쿠 남쪽출구에서 조금 내려온 위치에 있는 토라노아나를. ![]() 처음으로 들리는 동인지샵. 6층으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일본에 도착해 처음으로 이곳이 한국이 아니라는 실감이 몸에 휘감겼다.[비록 귀가 뚫리지 않아 괴로웠지만] 그리고, 입구. ![]() 자동문을 열고 들어가자, 그곳은 오직 남자 그리고 오타쿠. 이곳이 바로 일본 오타쿠의 산 문화 동인지샵이구나. 하며 미묘한 곳에서 감동. 토라노아나 신주쿠점은 동인지와 상업지, 만화책 약간과 라이트노벨 약간을 보유하고 있다. 토라노아나 아키하바라점을 들리는 사람들은 가끔 신주쿠점에는 들리지 않는다고 하는데, 개인적으로 이건 바르지 못한 행동이었다고 본다. 나중에 말하겠지만 저 유명한 뿅가죽네 히로유키ヒロユキ씨의 월희 동인지 합본 Len ~ヒロユキ月姫同人誌総集編~을 이곳에서 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그것도 10권가량이 쌓여있었다.] '민승아's 4박5일 도쿄여행기 - 셋째날 ~ 달려라 아키하바라, 올라라 아니메이트 본점 편'에서 이야기하겠지만, 적어도 토라노아나 아키하바라 점에서는 히로유키씨의 Len ~ヒロユキ月姫同人誌総集編~은 구할 수 없었다.[비록 케이북스 아키하바라점과 만다라케 아키하바라점에는 있었지만...] 그것을 발견한 나는 그야말로 흥분 대폭발. 제3자의 입장에서 보면 그 가게 안에 있던 다른 많은 오타쿠들과 같은 인종으로 보였다고 해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손이 보이지 않을정도의 속도로 Len ~ヒロユキ月姫同人誌総集編~을 집은 뒤, 나머지 히로유키 동인지에 대해 직원분에게 물어보았지만 되돌아오는 대답은, 내가 찾는 동인지들은 이미 1년전에 매진되어 구할 수가 없다 는 이야기였다. 원래 세운 계획은 아키하바라를 돌아보면서 구하기로 했었기 때문에 낙담은 했지만, 그다지 크게 실망하지는 않았다. 나중에 이곳에 들릴 분들을 위한 어드바이스를 한다면, 토라노아나 신주쿠 점은 아키하바라점에서 중요 물품만 빼온 듯한 느낌이지만 의외로 레어 물품이 숨겨져 있으므로 빼먹지 않고 들릴 것. 아, 그리고 이때는 휴마노씨가 부탁한 시토네 타입문 앤솔로지는 못 구했었다. 이렇게 흥분과 실망을 안고 죽을 듯이 배고파진 우리는 가이드북에서 추천한 멘야무사시麵屋武藏로 향했다. 가이드북 지도에 친절하게 표시되어 있었기 떄문에 우리는 지도를 따라 신주쿠역 남쪽 출구를 거슬로 올라갔다. 실수로 한 번 길을 잘못 들기도 했지만, 세화주군이 우연히 발견한 스타호텔[지도에 나와있는, 멘야무사시를 찾기위한 중요한 기점]을 발견해 골목을 제대로 찾아들어갔다. 그러나 이게 왠일. 멘야무사시는 커녕 미야모토 무사시(宮本武蔵, 1584~1645.6.13, 일본 무사)의 털 한 가닥도 발견하지 못했다. 분명히 지도에 나와있는 곳은 맞는데...하며 같은 곳을 돌고 돌아 지나가던 행인 분들에게 물어보기도 하고...[이때 만난 아저씨 중 한 분이 무척 친절하셨다. 약간 술을 자셨었는데 아주 호쾌하신 직장 상사분위기의 3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의 샐러리맨 아저씨셨다. 왜 그 너무 호쾌한 나머지 약간 독단적이기까지 해서 주위의 어두운 부하들에게 미움받는 그런 타입의 아저씨. 이런 멋진 아저씨 분께서 안 되는 영어까지 섞어가시며 아주 호쾌하게 길을 설명해주셨다. 한마디로 이런 아저씨한테 약한 나는 첫눈에 반해버렸다는 이야기. 내가 아마 여자에 이분의 부하였다면 불륜도 저질렀을 정도. 그러나 이런 타입의 아저씨는 절대 불륜을 저지르지 않는다. 정말 만약에 불륜을 저질렀다고 해도, 호쾌하게 나를 내쳐버렸을 정도로 멋진 아저씨. 나중에 커서 샐러리맨이 된다면 이런 아저씨가 되고 싶다.] 결국 멘야무사시는 발견하지 못하고, 야식으로 사먹기로한 모스버거MOS BURGER를 발견. 우리는 우선 저거부터 사고 보자 하고 모스버거에 들어갔다. ![]() 조금 늦은 시간이었는데도 사람이 꽤 많았다. 우선은 메뉴를 고르기 위해 메뉴판을 살펴보았다. ![]() 처음 보는 메뉴판에 처음 보는 버거. 낑낑되면 한참을 고민하다가 일본에 왔으니깐 조금 비싸도 일본 특유의 버거를 먹어봐야지 하고, 타쿠미 치즈匠味チーズ를 시켰다. 내 기억으론 670엔. 거의 우리나라에 있는 버거킹 수준이다. 버거를 시켰는데, 다쿠미 치즈 버거는 10분정도 걸린다길래 상관이 없다고 이야기하고 기다렸다. ![]() 어쨌든 몇분을 기다려 주문한 버거를 받고 다시 멘야무사시를 찾아 삼만리. 그러나, 이 놈의 라멘집은 맛있으려면 얼마나 맛있으려는지 다시 30분을 돌아봐도 보이지 않았다. 더군다나 지도에 나온 바로 그 지점을 한 다섯바퀴정도 돌면서 찾았는데도 도통 찾을 수가 없었다. 그리고...우리가 내린 결론은 바로... 이런 빌어먹을 랜덤중앙하우스편집부!!!지도 하나 똑바로 못 만드냐!!!귀도 안 뚫렸는데 성질 돋구고 있어!!! 결국 우리는 바로 그 근처에 있는 아무 라멘집에 들어갔다. ![]() 들어가서 우선 기본적인 챠슈라멘을 시켰다. 다른 라멘도 있었지만 여기는 아마 기본적인 라멘만 파는 곳인지 국물은 다 같은 것을 쓰는 듯 했다. 그리고 마침내 등장한 챠슈라면. 인심좋게 생기신 아저씨께선 그릇에 한가득 면과 국물, 챠슈를 얹어 주셨다. ![]() 웃. 너무 맛있어서 눈물이....... 일본에서 처음 먹는 라멘은, 아저씨의 애정과 진한 국물이 섞여 아주 뼈에 사무치도록 맛있었다. 재밌는건 여기 라멘집에는 정말 매운超辛い 조미료가 준비되어 있었다. 조미료에는 '정말 매우므로 조금만 넣어서 드세요' 라고 써있었어서 얼마나 매운가 해서 많이 넣어보았다. 근데 이게 왠일이람. 전혀 맵지 않잖아, 이거. 과연 일본인의 입맛을 알게 되는 식사이기도 했다. 어쨌든 이렇게 식사를 마치고 다시 숙소로 향했다. 숙소가 있는 오오쿠보는 신주쿠에게 가까워서 그냥 걸어가기로 결정하고 귀는 뚫리지 않은채, 한 손에는 오늘 구입한 물품들 또 한 쪽에는 모스 버거를 들고 이야기를 나누며 걸어갔다. ![]() 신기하게도 몇시간 신주쿠를 돌아다닌 것 뿐인데도, 대충 신주쿠의 지리를 파악해버렸다. 정확히 말하면 니시신주쿠 주변으로, 그 반대쪽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지만 그쪽은 내가 다니는 동선 상 아마 그쪽과는 인연이 없을 듯 하여 그쪽 탐험은 잠시 접어두고 다음 여행을 기약했다. 그리고 숙소 도착. 우선은 오늘 구입한 물건들을 쫘악 늘어놔 보았다. ![]() 간단히 설명하자면 맨 뒷줄부터 왼쪽으로, 타마오키 벤쿄玉置勉強씨의 夜伽ばなし, 히로유키씨의 Len ~ヒロユキ月姫同人誌総集編~, 타마오키 벤쿄씨의 ちょこみんと, 한 줄 내려와서 또 다시 타마오키 벤쿄씨의 東京赤ずきん 1권, 우에타 하지메ウエダ ハジメ씨와 GAINAX 제작의 フリクリ 1권, 또 한 줄 내려오면 우지이에 토젠氏家 ト全씨의 妹は思春期 1권부터 6권, 또 한 줄 내려와서 시모쿠 키오木尾士目씨의 げんしけんOFFICIALBOOK, 시마모토 카즈히코島本和彦씨의 燃えよペン, 이누가미 스쿠네犬上すくね씨의 想うということ와 未来の恋人たち, 코테가와 유아小手川ゆあ씨의 ライン, 그리고 마지막 줄은 가토 모토히로加藤元浩씨의 Q.E.D.トリックノート, 모리 카오루森薫씨의 エマヴィクトリアンガイド. 세 권을 제외하면 다 살 예정에 있던 책들이었다. 이렇게 사온 물품을 정리하곤 잠시 숙소 베란다로 나가 주위를 구경했다. ![]() ![]() ![]() 이렇게 야경을 구경하고 들어와, 조금 전에 사온 타쿠미 치즈 버거를 사온 콜라와 함께 먹었다. 타쿠미 치즈 버거가 어떤 버거인지 궁금하신 분들이 몇 계실 것이다. 그래서 한 번 찍어보았다. 차례차례 감상해보시길... ![]() ![]() ![]() ![]() 이렇게 밤을 정리하고 사온 책과 일본 TV를 보다가 하루를 마감했다. 이게 4박5일의 첫날. 귀는 뚫리지 않고 멍하지, 지도에 아직 익숙치 못해서 헤매지, 게다가 가이드북 지도는 엉터리지, 또 신주쿠는 좀 넓어야지. 하지만 우리는 오늘 이 하루에 겪은 일들이 남은 4일간의 고생에 비하면 새발의 피도 안 된다는 사실을 전혀 깨닫지 못했다. (BGM : ZARD - 負けないで)
민승아's 4박5일 도쿄여행기 - 둘째날 ~ 메이지진구에서 아침을, 잭슨홀에서 저녁을.편 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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