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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라도라!」1권 읽기 전 감상, 아니 정발판 때려치는 이유.
<© YUYUKO TAKEMIYA 2006/학산문화사,「토라도라!」1>

개인적으로 타케미야 유유코竹宮ゆゆこ씨의「토라도라!とらドラ!」 는 우리나라에 정발되기를 목이 빠져라 기다려온 작품 중에 하나였습니다.

물론 전작인「우리들의 타무라군わたしたちの田村くん」[정발판에서 '군'자를 빼버린 게 역시나 상당히 불만]이 재미있었기 때문도 있지만, 그것보다 더 큰 이유는 따로 있었습니다.

우리나라에「우리들의 타무라군」이 정발되기 전에 레이츠키님 이글루에서 타케미야 유유코씨 신작이 발간되었다는 포스팅을 보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우리들의 타무라군을 원서를 주문하긴 했는데 일본어 실력이 부족하여 제대로 읽지 못 하고 있었던 상태라 읽어봤자 염장밖에 안 되잖아! 라고 씁쓸해 하면서 포스팅을 읽었습니다만....아니 이게 웬걸!!!

히로인 아이사카 타이가逢坂大河라는 캐릭터가 너무나 마음에 들어버린 겁니다!!!

작고!!! 츤데레에!!! 귀여워!!!
아니 뭐 이런 취향직격 캐릭터의 삼박자를 다 갖춘 캐릭터가 있을 수가 있지?!!
거기다 별명이 뭐? '테노리 타이가手乗りタイガー'?!?!? '손 위에 올려놓는 호랑이'란 이야기 아냐!!!
별명까지 귀엽잖아!!!!

라는 느낌으로 1년에 피규어 1개조차 사지 않는 제가,
어떻게 원작도 안 보고 캐릭터만 보고 동인지를 낼 수 있냐며 역성을 냈던 제가,
원작도 읽어보지 않고 오로지 캐릭터에 대한 애정으로 이 피규어까지 구매하기에 이르렀습니다.[참고로 지난 10일에 배송되었습니다.]

그리고 오늘 드디어 이번달 초에 주문한 책들이 도착했습니다.
그리고 당연히 그 안에는 학산문화사에서 정발해'준'「토라도라!」1권도 있었죠.

택배를 받자마자 얼른 읽고 싶었지만 근무가 있었기에 어쩔 수 없이 두근거리는 마음을 진정시키며 몇 시간을 참아냈습니다.
그리고 조금전 책비닐을 벗기고 띠지 문구를 읽고 책 뒤의 내용요약을 읽는데...

어라? '미니 타이거'?

음? '미니 타이거'? 그런 별명도 있었나? 음....확실히 내가 원작을 읽어 본 적이 없으니, '테노리 타이거' 말고도 그런 별명이 있을 수도 있겠구나...아 역시 사람은 원작을 읽어봐야돼. 원작을 읽어보지도 않고 이러쿵저러쿵 떠드는 건 이래서 안 된다니깐 음음, 그렇고 말고.

애써 부정적인 생각을 덮어버리고, 바로 작가소개를 읽고 칼라페이지를 읽는데....

왜 '테노리 타이거'의 'ㅌ' 혹은 손의 'ㅅ'자도 보이지 않는 거냐, 이 잣샤!!!!!!!!!!!!!

네 폭발했습니다. 진짜 뻥안치고 책 던졌습니다. 저 웬만하면 책 안 던집니다. 진짜로. 그 읽으면서 주인공 남자애때문에 욕지거리만 나왔던 타카다 유조高田裕三의「3×3 EYES」조차 단 한 번도 책을 던지지 않았습니다. 근데 이건 던졌습니다. 정말로 분통이 터져올라서 던졌습니다.

솔직히 이 책이 정발이 된다고 했을때 좀 불안한 감이 있긴 했습니다. 과연 '테노리 타이가' 이 부분을 어떻게 번역할까? 우리나라말로 번역하기 쉽지 않은 단어인데...그냥 좀 길게 서술하려나? 아니 그럼 별명의 의미가 없는데...그냥 주석 한 번 달고 쭈욱 밀고 가려나....음 설마 또 이상한 우리나라식 번역을 하진 않겠지...에이 설마 우리나라도 이제 번역 선진국인데 그럴리가 있나....

번역선진국은 개뿔.

내가「우리들의 타무라군」에서 '군'자 떼고 '우리들의 타무라' 로 정발할때부터 알아봤다 이 잣샤들아!!!!

왜 그냥 제목도 '토라도라' 로 하지말고 '호랑이 드라'[번역기 센스 굿]으로 하지 그러냐?!?!!?!?

님들아 나랑 좀 진지하게 다툴래요? 아웅다웅할까요?

아, 정말 너네 왜 이래!!!!!!!!!!!!!!!!!!!!!!!!!!!!!!!!!!

네, 그래서 저는 이 물건의 본문 첫페이지의 반을 읽고 책장 넘기기를 포기.
바로 인터넷 교보문고에서 원서 1권을 주문했습니다.

어차피 원서 출판된 거랑 차이 벌어진 거 천천히 읽어가렵니다. 아무리 내가 원서 읽는 게 늦어도 반드시 우리나라에 이 물건이 일본 출판본 까지 따라잡기 전에 다 읽는다. 두고봐라.[아니 뭐랄까...물론 탄환이 충분할때의 이야기긴 하지만.<-마지막에 와서 약한 모습]


덧. 옛날에는 왜 그렇게 일본어 잘하시는 분들이 우리나라 정발판 번역을 보고 투덜대는 모습이 그렇게 보기 싫었는데, 이제 와서는 저도 그런 모습을 답습하게 되는군요.
이제 와서야 그분들이 어떤 심정으로 그런 이야기를 하셨는지 조금은 깨닫게 된 것 같습니다.[한숨]

덧2. YES24에서 阿部川キネコ씨의「辣韮の皮―萌えろ!杜の宮高校漫画研究部」1권이 품절이길래, 인터넷 교보문고에서 그거 주문하면서「토라도라!」1권까지 주문했는데 배송료 2천원이 더 붙네요...우우...YES24는 원서 1권만 주문해도 배송료 안 붙는데...우우....

덧3. 띠지에 나스 키노코奈須きのこ가 극찬했다는 이야기가 있어서 한 번 찾아봤는데...
http://www.typemoon.org/bbb/diary/log/200605.html
이게 정말 극찬인가요? 과연 극찬이라고 할 정도의 이야기인가하는 공연한 의문이 드네요.
by 민승아 | 2008/01/25 21:01 | - 아는 사람만 아는 이야기 | 트랙백 | 덧글(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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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미르 at 2008/01/25 21:45
...나름재미있긴했습니다. 그래도전 타무라군3권이나 얼른내줫으면좋겠더군요
Commented by 과객 at 2008/01/25 21:52
우리들의 타무라군이나 토라도라는 안읽어 봐서 모르겠지만 우리들의 타무라라는 제목이 잘못되어 있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습니다. '군'이 소설 자체에서 엄청나게 뜻깊어서 반드시 살려야 하는 것이라면 모를까, 그렇지 않다면 우리말에 맞게 고친 것이니까요.
십이국기에서 번역자 분께서 사마, 상, 도노등의 일본식 호칭을 그대로 사용하셨었죠. 번역할 말이 없어서 그렇게 하셨다는데 읽었을 때 아주 거슬렸습니다. 왜냐하면 정말로 대체할 말이 없었던 것은 아니니까요. 어감은 조금 다르겠지만 님이나 씨를 붙인다면 해결될 일이었습니다.
같은 예로 언더 더 로즈라는 만화에서 너/당신이라고 번역되어야 했을 말이 군/키미/로 나오더군요. 군이 백작의 자제분인 이상 제 학생입니다. 뭔가 매우 이상하지 않습니까? 당신이나 너라는 말이 정 상황에 맞지 않는다 싶으면 '도련님'이란 아주 좋은 대체 단어도 있었는데 그냥 그걸 군이라고 계속 쓰더군요. 그걸 보고 역자가 참 번역하기 귀찮았구나, 프로 의식이 부족한 사람이구나.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번역을 할 때에는 상대편에서 쓰이는 말을 그대로 가져와선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말에는 우리나라 말만의 원칙이 있으니까요. 정말 대용할 말이 없다면 모를까, 대용할 말이 있다면 우리나라 말의 원칙을 준수하는 것이 옳은 일이 아닐까요?
인터넷에서 쓰는 말 중엔 언어 파괴에 가까운 말이 많습니다. ㅋㅋㅋ같은 초성체를 사용하는 말이나, ~하셈 같은 말들 말이에요. 이런 말이 좋지 않다고 하는 것은 인터넷에서만 쓰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도 쓰게 되기 때문입니다. 특히 나이어린 아이들일 수록 이런 경향이 심합니다.
언어라서 쓰다 보면 계속 쓰게 된다는 것도 그렇지만 그게 사춘기 아이들에겐 일종의 특권이자 무리를 만드는 기호로 작용하니까요. 옛날 동호회에서 다른 사람의 아이디 뒤에 ~상, ~사마 등등 일본어 호칭을 붙여 불렀던 것과 같은 거죠. 이렇게 계속 외국어를 그대로 받아들이다 보면 국어능력이 심각하게 저하되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번역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정말 잘된 번역은 어렵다고 하죠. 왜냐하면 남의 나라 말만 잘 알아서는 안 되거든요. 그 나라의 농담을 알아 들을 수 없는 다른 나라의 사람들을 위해 농담을 우리식으로 바꾸기도 해야 하고, 그 나라에서는 누구나 아는 것을 주석을 달지 않고도 읽기만 해서 납득 가게 해야 하니까요. 말 길이도 생각해 봐야 합니다.
테노리 / 타이가 하면 일본어 식으로는 상당히 짧습니다. [손 위에 올려 놓는 / 호랑이]을 우리 식 대로 표현하자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있는 그대로 표현을 살리자면 그게 좋겠지만 친구를 이렇게 길게 별명으로 부르는 사람은 없죠. 손 호랑이나 손 위 호랑이(나보다 손 위의 호랑이인가...)는 이상하고..작은 호랑이 하면 운동선수같은 표현이 들고, 그렇다고 원어 그대로 테노리 타이거라고도 할 수 없는 노릇이고. 역자도 상당히 고심한 끝에 미니 호랑이라고 지었을 겁니다. 그 정도면 원어의 느낌을 완전히 죽이지 않고도 잘 절충한 표현이라고 생각합니다.
완전 한글로 된 별명이라면 좋겠지만 그것도 짓는 것이 꽤 힘드니까요.
책 전체에 있어 오역을 반복했거나 일본어체를 그대로 사용했다거나, 원본을 전혀 살리지 못한 번역이라면 모를까, 어법을 지키면서 한도 내에 있는 번역이라면 비난받아야 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뭐, 책을 읽어보지 못해서 뭐라고 정확하게 이야기는 못하겠습니다만, 단어 몇개 가지고 번역이 엉망이란 말은 조금 너무하다는 생각이 들어 길게 이야기 해 보았습니다.
그런데 토라도라 말이죠, 용호쌍박이라고 했으면 어떨까요? 용과 호랑이니까....
마지막은 농담입니다.
Commented by 민승아 at 2008/01/25 22:57
미르//음음...그래도 제 안에선 이미 타무라군은 완결...이라는 느낌입니다. 마무리가 꽤나 마음에 들어서 말이죠. 뒷이야기가 궁금하긴 합니다만.[쓴웃음]

과객//에에...우선 제 쓸모없는 이야기에 길게 답해주신 것에 감사를 드립니다. 영양가 없는 글에 이런 장문의 답글이 달릴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웃음]

확실히 저도 십이국기를 읽을 때는 왜 구태여 저런 표현을 썼을까 대체할 우리말도 얼마든지 많은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오히려 마음에 안 든 부분은 인명 부분이었죠.] 언더더로즈쪽은 저도 읽어보았는데 그런 부분이 있었나 잘 기억이 안나서 그부분은 제가 뭐라 코멘트를 못 드리겠네요. 죄송합니다.
근데 타무라군 쪽은 조금 미묘합니다. 실제 학산쪽에서 발간 며칠 전까지는 타무라 가 아니라 타무라군으로 표기를 했었고, 타무라건 타무라군이건 우리나라에서 둘다 사용 가능한 표현이니깐요. ~상, ~사마처럼 우리나라말로 얼마든지 옮겨 쓸 수 있는 게 아니라 ~군은 우리나라에서도 (요즘엔 그 사용이 좀 드물긴 하지만) 얼마든지 사용되는 용어라는 이야기입니다. 그렇다면 구태여 원작의 타무라군을 배제하고 타무라 라는 쪽을 선택했다는 건 조금 이해가 안 되는 부분입니다.
그리고 제가 좀 오타쿠 문화에 많이 빠져있어서인지 몰라도 ~군이 붙는 쪽과 붙지 않는 쪽의 어감은 상당히 다릅니다. 그냥 타무라 라고 한다면 아무 거리낌 없이 툭툭 내뱉는 느낌으로, 타무라군 이라고 하면 조심스럽게 약간 망설이면서 부르는 듯한 느낌으로 다가옵니다.[물론 여기서의 ~군의 사용은 실제 일본에서의 사용과는 좀 다릅니다만.] 작품 내의 캐릭터들을 생각하면 후자, 즉 타무라군 의 느낌이 더 맞아들어가기에 우리들의 타무라군을 기대하던 (오타쿠 문화를 즐기는) 많은 분들이 정발판에 큰 실망을 느끼게 한 점이라고 생각합니다.[웃음]
테노리 타이가 쪽은 사실 저도 애매합니다. 원칙적으로 번역가분한테는 잘못이 없죠. 번역하시는 분들의 고통과 노력, 그리고 피와 땀은 한때 번역에 손을 대보려고 했던 몸이니만큼 십분 이해합니다.[그 이해가 실제 번역가분들의 그것의 새발의 피도 안 되겠지만 말이죠.] 그리고 그게 위의 이야기에서도 일부러 번역자분에 대한 이야기를 뺀 이유 중에 하나입니다. 하지만 제가 아쉬운 점은 주석은 언제든지 사용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오타쿠 문화를 접한 분들이라면 언제든지 쉽게 접할 수 있는 츤데레 라는 단어조차 주석을 다는 실정인데, 테노리 타이거를 번역할때 원어의 어감과 뜻을 살릴 수 없다면 개명(혹은 개칭)보다는 주석이라는 부차적인 수단을 선택했어야하지 않았나 하는 점이 안타깝습니다. 어찌보면 당연하게도 번역자분보다도 작가분께서 고심에 고심의 끝으로 정하신, 아이사카 타이가 라는 캐릭터에게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테노리 타이거 라는 별명을 우리나라에서 거의 묻히게 만들어버린 꼴이 되어버렸으니깐요.
그리고 뭔가 마지막에 따지는 듯한 투가 되어 매우 죄송합니다만, 저는 직접적인 번역에 대해서는 어떠한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저 자신이 정발판의 본문 반페이지만 읽고 바로 덮어버렸기때문에 실제 번역이 어떻게 되었나 살펴볼 새도 없었으니까요. 그 이야기는 위에서도 나와있습니다. 저는 그저 정발판 뒷표지와 칼라 페이지부분의 테노리 타이거 라는 명칭에 대해서만 이야기했고 또 그부분에 실망을 하였기에 이런 포스팅을 한 것입니다. 부디 이 오해가 풀리셨길 빕니다.
마지막으로 좀 다른 이야기입니다만, 요즘 여기저기서 츤데레 라는 표현대신에 새침부끄 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책들이 보입니다. 현재는 츤데레와 새침부끄의 혼용인 셈이죠. 제 생각에는 그럴바에는 그냥 츤데레로 통합하는 게 나을 듯 싶습니다. 어차피 그런 용어가 나오는 책이라면 이미 오타쿠문화에 깊이 빠져계신 분들이 좋아하시는 책일거라 믿어의심치 않거든요(예를 들면 안녕 절망선생이라던가)[웃음]
다시한번 마지막으로, 용호쌍박. 정말 폭소했습니다. 정말 주제에도 들어맞는 제목입니다!!! 만약 이 책이 80년대에 정발됐다면 정말 용호쌍박이라는 제목으로 정발됐을지도 모를 일이군요!!!
Commented by 세이니르 at 2008/01/25 23:09
나라면 '손바닥 호랑이'라고 했으려나? 어감이 좀 별로지만.
Commented by 휴마노 at 2008/01/25 23:41
글 영양가 없네~ㅋㅋㅋ
Commented by 시르 at 2008/01/25 23:56

제 경우에는 '작은 호랑이'로 옮겼습니다만...

나름 그쪽이 쓸데없는 주석을 줄이면서 가장 효과적으로 테노리 타이거를

표현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했는데...썩 좋은 대체어가 아니었던 건가 싶기도 하네요.

그리고 정발본에서의 미니 타이거는 저도 조금 어색한 느낌이 없지 않아 있더군요.

Commented by 과객 at 2008/01/26 00:17
테노리 타이거는 꽤 귀여운 별명입니다. 번역자분께서 살리셨다면 정말 좋았을 것 같습니다. 손 위의 호랑이란 뜻이 담긴 미니 타이거라는 별명을 가진 타이가 정도로 부연설명이라도 해 주셨다면 괜찮겠지요?
민승아님께서 일부만 읽어보셨다고 하셨는데 전체를 읽어보신 것 처럼 제가 비약을 한 것 같습니다. 이 부분 사죄드립니다. 쓰다 보니 글이 좀 논점에서 빠져 나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용어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 해볼까 합니다.
츤데레나 얀데레같은 용어가 일부 커뮤니티에서는 상식과 같은 말로 쓰여지고 있습니다만, 그 말을 모르는 사람도 많습니다. DVD나 소설, 만화책을 잘 보고 피규어 같은 것도 사 모으는 친구들 몇을 알고 있는데, 제가 이 말을 쓰니 전혀 모르더군요. 이 친구들도 사회적으로 보면 오타쿠로 분류되는 사람입니다만, 일을 해서 그런지 일반 커뮤니티와 상당한 거리를 두고 있습니다. 오타쿠라고 해서 모두가 그 용어를 안다는 것은 아니라는 이야기지요. 그리고 오타쿠가 아닌 일반인으로서 책을 사보는 사람도 있고요.
이런 이유 때문에 책을 저술할 때 문제가 몇 가지 발생합니다.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이야기인데 모르는 사람은 모른다는 겁니다. 그래서 주석을 달아야 할 필요성이 생기게 되죠.
커뮤니티 내에서는 다들 아는 이야기입니다. 같은 관심사를 가지고 있으니 당연하죠. 그렇기 때문에 작가는 모두가 안다고 가정하고 책을 저술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러면 상당한 문제가 생기게 됩니다.
이런 문제죠.
제 개인적인 경험인데 안테노라 사이크를 샀다가 3분의 1도 못넘기고 주저 앉았습니다. 작가의 전작을 좋아하여 완결이 나지 않았음에도 책을 구입하고 고이 모셔두고 있었던 터라 정말 기대하면서 샀습니다. 하지만 도저히 거기에 나오는 전문용어들의 홍수를 넘을 수가 없더군요. 소설을 읽는 건지 전문서적을 읽는 건지 알 수가 없을 지경이었습니다. 뒤로 가면 재미있어진다는 평이 있긴 했지만 책장에 고이 모셔두고 있습니다. 2권은 아무리 평이 좋아도 절대 사지 않기로 했습니다.
제가 이렇게 감상평을 들려주었더니 살까 말까하던 친구들이 포기하더군요. 안테노라 사이크를 살 수 있었던 구매력 높은 독자가 4명 정도 떨어져 나갔습니다. 그 4명이 자기 친구에게 다시 전파하면 또 몇 명이 사지 않을 지는 알 수가 없죠.
우리나라의 라노베 시장은 좁습니다. 사는 사람이 사죠. 그리고 그 사는 사람들은 살 것이 아주 많습니다. 영화도 보고, 일반 소설도 사고, 무협이나 판타지도 사고, 만화도 사죠. 몇몇 분들은 콩나물과 두부를 사기도 합니다.
구매의사를 가진 독자들 중엔 커뮤니티에 깊이 발을 들인 오타쿠도 있고, 아닌 오타쿠도 있습니다. 오타쿠는 아니지만 일반인인 사람도 있습니다.
용어를 아주 잘 알고 있고 애니 패러디를 보고 바로 웃을 수 있는 구매력이 있는 오타쿠들이 시장을 모두 만족시켜줄 수 있다면 모를까 그렇지도 않죠. 패러디가 난무하고 전문(?)용어가 너무 난무하는 소설은 일본 라노베가 아니라면 상당한 거부감을 일으킵니다.(일본 라노베는 애니와 부가시장, 지식이 있는 독자들이라는 막강한 무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한국 라노베와는 서 있는 지점이 좀 다릅니다. 용어 면에 있어서 새침부끄를 언급하셨기에 한국 라노베를 기준점으로 삼아 이야기를 진행하겠습니다.)
라노베 시장은 아는 사람이나 모르는 사람이나 모두를 포용해야 합니다.
인터넷 커뮤니티를 열심히 하는 사람만 표적으로 삼아서 책을 팔아서 수익이 되면 용어를 모르는 사람을 무시해도 되겠지만 현실은 그렇지가 않으니까요.
제가 아는 분 중 연세가 지긋하신 50대 여성분이 있습니다. 그 분은 소설을 아주 좋아하십니다. 자식들을 모두 키워 놓으시고 판타지와 무협에 재미를 붙이셨죠. 라노베도 가끔 사서 보십니다. 이분은 무협드라마 TV를 보시다가 무협소설을 읽기 시작해서 판타지를 보시고 라노베까지 보시기 시작하셨죠.(델피니아전기->트리니티 블러드 -> 어떤 마법의 금서목록. 요순으로 읽으셨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무협은 판타지에 비해 상대적으로 시장이 무너질 여파가 적다고 생각합니다. 무협을 꾸준히 봐 온 사람들이 각 나이대에 포진해 있기 때문에 판타지에 비해 독자층이 넓습니다. 정형화 되어 있기 때문에 신규 독자층이 학습을 해야 할 이유도 없어지고요.)
이분이 안테노라 사이크를 보았다면 1장도 넘기지 못하고 덮고 라노베는 전혀 보시지 않으셨을 겁니다. 츤데레나 얀데레 같은 용어가 난무해도 그랬겠죠. 로리나 쇼타같은 누구나 다 알것 같은 단어를 봐도 이해하지 못해서 책을 덮었을 겁니다. 패러디는 당연히 모르시죠.
나 좋은 말만 써서 나 좋은 사람들만 즐겁게 해 줄거야. 그래도 좋겠죠. 시장이 허락한다면요. 하지만 시장은 그렇게 녹록하지 않습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 깔려 있는 구매력 있는 독자의 수만큼 커뮤니티를 하지 않는 구매력 있는 독자도 상당합니다.
어느 쪽도 무시해선 안 되기 때문에 균형추를 잡아야 하는데 현재는 그 균형추를 잡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차라리 완전히 균형추를 포기해버리고 완전히 오타쿠를 공략하거나, 아예 일반독자도 끌어 들일 생각을 하고 광범위하게 공략하거나 해야 할 텐데 작가도 출판사도 대 위에서 흔들리는 것 같습니다. 이것을 잘 잡게 된다면 보다 넓은 독자층을 만들어 내는 것도 가능해 지겠지요.
덧> 전 애니와 만화는 거의 안봅니다. 안녕 절망선생은 이름만 들어서 모르겠습니다.
덧> 저는 새침부끄라는 말이나 흥헤롱이란 말은 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용어를 만들어 내서 특화하는 것은 좋은데 그게 딱 어울리지도 않고, 언어 장벽을 만들어 낼 수 있으니까요. 차라리 새침데기라는 말이 잘 어울린다고 생각합니다. 속은 아닌데 겉으로는 쌀쌀맞게 구는 여자아이를 가리키는 좋은 단어죠. 그런데 이 단어는 너무 평범한지 안쓰더군요...
Commented by 과객 at 2008/01/26 00:18
쓰다가 보니 또 글이 중구난방이네요. 오해 없이 잘 전달되기를 바랍니다.
Commented by 아레스실버 at 2008/01/26 02:39
저는 책 잘 던집니다.

(종료
Commented by 秋葉 at 2008/01/26 02:53
외국문물이고, 우리는 그 외국문물을 탐하는 입장인 게죠.
번역에는 한계가 있기 마련이고, 그 아무리 적절한 대체어를 통해 의역한다 해도
원어의 뉘앙스를 100% 살린다는 건 사실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암요.
........근데 미니 타이거는 좀 아니잖나!!!!!!!!!!!!!! ........
그냥 고민할 것도 없이 무책임한 옛날 해적판 도서전용 프리랜서 번역가 풍(?)으로
생각해보니 '손바닥 호랑이' 정도가 괜찮겠군요. 전혀 귀엽진 않지만.....
아니, 역시 '타이거'도 살려야 겠는데 뭔가 적절한 단어가 안 떠오르는군요.

역시 속 안터지는 방법은 젤 좋은 방법은 그냥 원서로 읽는 거. <-
Commented by 神槍 at 2008/01/26 03:15
'한 손바닥 호랑둥이'(어이)
Commented by 그란덴 at 2008/01/26 03:58
와우, 과객님 말씀 보고서 엄청나게 신선한 감동을 받았습니다 ㅜㅜ
Commented by 세이레이 at 2008/01/26 04:18
테노리 타이가, 한국식 표현을 할 수 없지는 않았을텐데요
한국에선 '손'을 쓰는 표현이 '위에'를 잘 쓰지 않고 '안에'를 쓰지요
'한 손 호랑이'
'한 줌 호랑이'
'한 옴큼 호랑이'
'한 움큼 호랑이' 등등
작고 손에 들어간다는 표현으로 옴큼 정도면 어감도 귀여운 편이고 괜찮았을 것 같습니다
Commented by 神槍 at 2008/01/26 05:23
한입짜리 호랭이(펑!)................(아 참고로, 용호'상'박입니다.)
Commented by 엘엠 at 2008/01/26 13:23
분노가 담긴 엄청난 길이의 포스팅ㅎㄷㄷ

Commented by asfd at 2008/01/26 18:34
그래요
Commented by 민승아 at 2008/01/27 00:27
세이니르//그것도 나름 괜찮네

휴마노//뭐 언제 영양가 있던 적 있었남/아핫

시르//뭔가 의도치 않게 답글 다신 분들께서 여러 멋진 아이디어를 내셨으니 그것을 사용해보는 것도 좋을지도요. 언제나 코믹스 번역 잘 보고 있습니다[웃음]

과객//마무리 짓는 이야기로 슬쩍 꺼낸 츤데레의 이야기에 이렇게 길게 답변해주실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다시 한번 길게 답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음음 우선 제가 왜 많고 많은 '번역의 풀리지 않는 숙제'의 예 중에 츤데레를 꺼냈는지부터 말씀드려야겠습니다. 그것부터 말씀드려야 제가 농담식으로 이야기했던 것에 대한 부연설명이 될 것 같아서요.
우선 '츤데레'라는 용어는 일반적인 소설이나 만화에는 등장하지 않습니다. 츤데레 '캐릭'이나 '속성'은 어느 장르를 가리지 않고 모두 등장을 할 수 있으나, 츤데레 라는 '용어'만은 그런 사용이 제한되어 있습니다. 왜냐하면 아는 사람만 아는, 여기서는 오타쿠 문화에 빠져있는 사람들만이 알고 있는 단어이기 때문에 츤데레 라는 '용어'가 등장하게 되는 소설이나 만화는 그런 오타쿠 문화에 빠져있는 사람들을 '노리고' 만들어진 경우가 많습니다. 아는 사람들만 이해하고 이 용어가 등장하는 부분에서 한 번 웃어봐라! 라는 느낌으로요. 그리고 제가 위에서 말한 쿠메타 코지씨의 작품 안녕 절망선생 이라는 작품도 그런 작품에 속합니다. 보통 사람들이 봐선 그 만화가 왜 재미있는지 모르고 그저 기분만 나빠질 만화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오타쿠 문화에, 혹은 일본 문화에 빠져있는 사람이면 얼굴을 찌뿌릴 지언정 한번쯤은 웃고 넘어갈 소재들이 나옵니다. 그 중에 하나가 제가 말한 츤데레 '용어'의 사용이구요.
확실히 오타쿠 중에서도 츤데레가 무슨 뜻인지 모르는 분들도 계십니다. 단적으로 제 친구 한 명도 모릅니다. 일반인이 보면 확실히 그녀석도 오타쿠인데 말이죠. 제가 설명만 세 번을 해줬는데 제가 츤데레 라는 말을 쓸 떄마다 그게 무슨 뜻이냐고 물어볼 정도입니다. 그래서 요즘에는 그냥 귀찮아서 대답도 안 해줍니다만...<-
에에...뭔가 과객님이 오해를 풀기위해 쓰다보니 과객님의 덧글에는 아무 반응도 없는것 같아서 죄송하긴 합니다만서도 제가 말하고 싶은 건, 모든 사람이 읽을 수 있는 책도 있지만, 작가나 출판사나 '특정 계층을 노리고' 만든 책도 있으니 만큼 그런 구별을 잘 해서 번역에도 심여를 기울여달라...이런 겁니다...
아, 그리고 새침떼기!! 저도 그거 생각했어요!!! 뭔가 알 수 없는 용어를 만들바에는 차라리 그냥 있는 단어 사용해도 충분히 뜻이 통하는데!!! 발음도 충분히 예쁘고 말이죠!!! 조금 아쉽습니다....[근데 생각해보면 요즘 츤데레의 변종인 얀데레나 쿨데레 같은 것도 생겨서 츤데레를 그냥 새침떼기로 번역하기도 좀 애매해지긴 했습니다.]
Commented by 민승아 at 2008/01/27 00:34
아레스실버//네, 그러시군요.

秋葉//그래도 전 나름 '손바닥 타이거'도 귀여운 걸요 뭘...어감이 마음에 듭니다<-
제가 언젠간 말씀드린 적 있는 것 같은데....제 원대한 포부 중에 하나가 제가 가진 번역본을 모두 원서로 소유하는 것...가능할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제 꿈 중에 하나입니다.
[꿈 한 번 참 해괴하다...]

神槍//호랑둥이!!! 거기다가 한입짜리 호랭이...한 입에 먹고 싶어지네요...[머엉]
아 그렇죠! 용호상박이었죠! 바로잡아주셔서 감사합니다...랄까 덧글을 수정할 수는 없어서 고치진 못 했습니다만...;ㅁ;

그란덴//저도 과객님의 덧글에 많은 생각과 반성을 했습니다.

세이레이//저는 과감하게 '한 움큼 호랑이'에 한 표 찍겠습니다.
이 표현이 테노리 타이거의 번역으로 가장 어울리는 표현 같습니다.[제멋대로 공식 번역을 막 정하고<-]

엘엠//근무하면서 이 물건 던졌다니깐...

asfd//뭐가요?
Commented by 秋葉 at 2008/01/27 02:44
민승아님/ 전혀 해괴하지 않습니다. 라이센스판과 원판을 오가며 보는 우리들로서는 어쩌면, 지극히 당연할 수 있는 목표인 걸요. 동감합니다.
Commented by 민승아 at 2008/01/27 12:59
秋葉//흑흑 동감해주셔서 감사합니다;ㅁ;ㅁ;
Commented by 노란개구리 at 2009/06/09 02:02
어ㅡ 뒤늦게 핸드타이거라도 말하는 것도 좀 민망하군요.
Commented by 민승아 at 2009/06/09 11:16
노란개구리//많이 민망하죠...에휴.....처음부터 잘 하면 됐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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