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향은 정녕 전멸인가? - DDAL님 블로그에서 트랙백옙 안녕하세요 민승아입니다.
우연히 만화밸리에 갔다가 재미있는 글을 보았기에 슬며시 트랙백 해봅니다.
저는 이번해로 동인행사를 다닌지 9년 째, 그리고 남들이 저희 회지가 나왔는지 모를 정도로 조용하게(?) 동인남 생활을 시작한지 6년 째에 돌입하고 있습니다. 그 6년 동안 고작 회지를 5권밖에 내지 않았기에, 남들한테 '저 사실은 동인남입니다!' 라고 말하기도 뭐합니다만....
그다지 회지에 관심이 없던 중학교 때는 그렇다고 쳐도, 한권 두권 동인행사에서 동인지를 구입해 가는 수가 늘어나기 시작한 고등학교 시절부터 저는 항상 의문스러웠습니다.
'왜, 소위 말하는 남성향 동인지는 여성향 동인지보다 적은걸까?'
뭔가 좋아하는 작품의 동인지가 있긴 있는데, 항상 그 동인지에는 여성향의 코드가 숨어져 있는 경우가 많아서 구입하기가 꺼려졌던 경우가 한두번이 아닙니다. 아니 사실은 남성향 동인지인 줄 알고 구입했다가 뜬금없이 여성향의 코드가 등장해서 당황했던 적도 꽤 많았습니다.[여기서 여성향적인 코드란 주로 BL코드. 노말이라면 남성향이건 여성향이건 가리지 않습니다. 아니 뭐 그래도 멋진 동인지면 남성향, 여성향 구분하지 않고 구입합니다만...]
사실 남성향 동인지라고 무조건 남자가 그리는 법이 없으며, 여성향 동인지라고 무조건 여성분이 그리라는 법이 없습니다. 실제로 떠올려보면, 남성향의 대표적인 작품이라고 생각하는 TYPE-MOON 관련 동인지조차 사실 제 머릿속에 남는 작품들의 절반은 여성분들의 작품이었습니다.[
미치루님이라던가,
레체누나라던가,
요태님이라던가,
스카프님이라던가...]
잠깐 말이 다른 길로 샜습니다만은, 이렇듯 우리나라에서 남성향 동인지가 적은 이유는 의외로 간단하다고 생각합니다. 오덕심이라던가 에로혼이라던가 그런 걸 넘어 아주 단순히,
인터넷에서 차고 넘칠 만큼의 남성향 동인지를 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여성향 동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엔○스크 라던가, 폴더○러스 라던가, 클럽○스 라던가...일본 코미케가 끝나면 어째 코미케에서 발행된 무수한 남성향 동인지가 속속들이 하나둘씩 올라오기 시작합니다. 코미케가 끝난지 일주일도 되지 않아 그 수는 이미 100권을 넘어갑니다. 그리고 많은 수의 동인남들은 그 동인지를 다운받아 보며 우리나라 동인행사에서 채울 수 없는 걸 대리충족합니다.
그러다보니 우리나라에서는 남성향 동인지가 나오기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동인남들은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수많은 남성향 동인지가 있기에 구태여 힘들게 동인행사까지 찾아가서 회지를 구입할 이유가 필요없다고 생각합니다.[실제로 어떤 분은 일본에 비하면 우리나라 동인지들은 재미없고 시시하고 심지어는 쓰레기 라고까지 말하셨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구매자가 줄어들다보니 자연스레 남성향 동인지의 입지는 우리나라 동인행사 안에서 좁아지게 됩니다.
물론 동인지를 만드시는 분들은 다릅니다. 자기가 정말 좋아하는 작품을 표현하고 싶다는 욕구가 차고 넘쳐, 정말 마감때는 하루 해가 떠있는지 져있는지도 모를 정도로 지금 그리고 있는 그림에 최선을 다 합니다. 동인지를 보는 것으로써 채워지는 욕구와 실제 직접 동인지를 그림으로써 채워지는 욕구는 전혀 다른 것이니깐요.
하지만 위에서 말했듯이 구매자분들이 인터넷에서 구한 동인지로 이미 어느 정도의 욕구가 채워졌기 때문에 실제 동인행사에서의 구입은 적은 편입니다. 동인작가분들한테 매상은 중요합니다. 물론 동인지를 내고 싶어서, 정말 작품을 자기 방식으로 표현하고 싶어서 내는 분들이 대다수라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만, 회지가 팔리지 않으면 또 다음 회지를 낼 수 없는 처지에 이르는 분들도 역시 상당히 많습니다. 의외로 회지 인쇄비가 만만치 않아서 말이죠.[쓴웃음]
우리나라에서 남성향 동인지가 활성화 됐으면 좋겠다.
그러면 결론은 간단합니다.
우리가 구입해주면 되는 겁니다.사실 이건 남성향이건, 여성향이건 상관없이 어느쪽에도 해당되는 겁니다만.
차마 인터넷에서 동인지를 다운 받아보지 말라는 말은 하지 못 합니다. 제가 그런 말을 해봤자 인터넷에 동인지를 올리는 분은 그만두지 않으실 거고, 실제로 그런 동인지들은 퀄리티가 상당한 것이 대부분. 그리고 재미가 있는 동인지도 많지요. 저도 많이 봤기 때문에 그런 말은 못 합니다. 요즘은 일본 동인지도 한두권 구입하고 있습니다만은 아무래도 인터넷에서 본 작품이 압도적으로 많기 때문에...
하지만, 동인행사에서 동인지 한 권 구입하지 않고 우리나라 남성향 동인지는 재미도 없고 별로 나오지도 않는다고 투덜거린다면 그거야 말로 어불성설.
다행이도 요즘에 와서는 남성향 동인지에 목마른 분들이 많아져서, 남성향 동인지를 내신 분들은 거의 매진사례를 이루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분명 이건 반가운 소식임에 틀림없습니다만, 제 생각에는 아직 멀었다 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만큼 구매층의 요구가 늘기도 했고 말이죠, 팔리지 않을까봐 걱정하시는 공급자, 남성향 동인작가분들도 이러한 걸 감안해서 앞으로도 회지를 많이 내셨으면 좋겠습니다.
특히 개인적으로는 ㅇㄹ동인지가 본업인
무라이씨의 신작이라던가, 잠시 동인활동을 쉬고 계신
Miles님의 항상 블로그에 맛보기로만 올려놓는 엄한 동방그림을 모아서 만든 일러스트 북이라던가, 개그센스야 발군이지만 ㅇㄹ그림은 절대로 보여주지 않는
LM님의 ㅇㄹ동인지라던가가 엄청 보고 싶습니다만...무리일까요?[웃음]
아니 그전에 설날군, 우리도 ㅇㄹ동인지 좀 내자;ㅁ; 나 한 번쯤 내보고 싶어;ㅁ;ㅁ;ㅁ;ㅁ;새벽에 졸린 정신으로 써서 뭔 소리를 하고 싶은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난잡한 포스팅입니다만....하여튼 그런 겁니다.
앞으로 찾아가는 동인행사에서 지금보다 더욱 남성향 동인지를 많아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개인적인 우선순위는 남성향 동인지보다는 정말 좋아하는 동인작가분들의 회지[남성향이든 여성향이든 관계없음] 입니다만.[쓴웃음]
그럼 지금까지 민승아였습니다.
모두 좋은 하루 보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