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년 중에,
석가탄신일이 여름의 시작이라면,
크리스마스는 겨울의 시작이다.
나는 무신론자다.
그렇다고 해서 종교를 비웃는 것은 아니고, 종교 자체를 우러러본다.
절에 가면 부처님께 합장을 하고,
성당에 가면 마리아님 앞에서 성호를 긋는다.
[이래뵈도 세례명도 있다.]
어제는 석가탄신일이었다.
매년 그래왔듯, 절에 가서 할머니의 연등불을 켜고 왔다.
이번 해에는 특별히 약사전에 몸이 편찮으신 어머니의 촛불도 올려놓았다.
그리고 집에 돌아와 엊그제 사온 하드로 옮긴 자료를 정리했다.
『Christmas Album - La Vierge Marie Vous Regarde』, 6번 트랙 We Wish You A Merry Christmas
새벽이 깊어지도록 더위만 찾아오는데 이 노래를 들었다.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여름에 크리스마스가 그리워진 적이 없었는데 조금 이상하다.
이 노래를 들으며,
함박눈이 내리고 찬바람이 부는 거리를 걷고 싶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