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의 : 이 포스팅에는 TVA「東京マグニチュード8.0」의 미리니름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미리니름을 원치 않으시는 분들은 지금 즉시 뒤로가기 버튼을 눌러주시기 바랍니다. 이 경고를 무시한 이후에 생기는 모든 책임은 당사자에게 있습니다.]내가 처음「도쿄 매그니튜드 8.0東京マグニチュード8.0」을 보게 된건, 아마 4화 정도가 진행됐을 때 였다.
그때 받은 인상은 당연하게도(?) 재난물 애니라는 것이었다.
뭐? 도쿄에 진도 8.0의 지진이 일어났다는 설정이라고! 재난물이라니!!! 내가 일본 애니로 재난물을 보게 되는 날이 오게 되다니!!!
딱히 재난물을 좋아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나름 희귀한 장르였기 때문에 기대를 갖고 보기 시작했다.
[사실 진도 8.0 이상의 대지진은 적어도 세계적으로 진도를 측정한 이후로부터 여섯 번 정도밖에 일어나지 않았다. 가장 강했던 게 1960년도에 있었던 칠레 대지진으로 진도 9.5. 당시 6천여명이 사망했고, 그 지진은 알래스카에서도 측정되었다.]
그리고 유우키가 죽었다.
아아...이건 정말 일본 애니였다. 헐리우드 재난물이 아니었다.
분명 이게 헐리우드 영화였다면 마리, 미라이, 유우키 모두 죽지 않고, 무사히 가족들의 품에 돌아왔을 것이다.
하지만 일본 애니답게(?) 유우키가 죽었다. 고작 8살 소학교 3학년생인데...
중간에 유우키가 쓰러지고, 유우키가 죽는 장면을 나온다.
유우키가 죽으면 안 돼. 설마 죽을리 없겠지! 아직 어린애잖아! 아, 정말 유우키가 죽으면 제작진 원망할거야! 제발 죽이지 말아줘!
이렇게 죽는 장면을 간전히 꿈이라 바라는 내가 있었다.
이런 내 간절한 바람이 통했는지, 그것은 정말로 미라이의 꿈이었고, 유우키는 웃는 얼굴로 누나 미라이 곁으로 돌아온다.
그때 얼마나 안도했는지.
하지만 속으로, 역시 어린애를 안 죽이는 거 보니 헐리우드 재난물이랑 다를 바 없네 하고 생각했던 건 어쩔 수 없었다.
그러나 유우키가 죽었다.
미라이와 시청자가 생각했던 유우키가 죽는 꿈은 꿈이 아니라 실제였고, 그이후의 유우키는 모두 미라이의 간절한 마음에서 나온 환각, 일종의 현실회피였던 것이다.
아 젠장, 11화 제목이 おねえちゃん、あのね 일때부터 알아봤어야 하는데!!!
사실 11화 내내 미라이 말고는 유우키를 본 사람이 없다는 것에서부터 뭔가 불안감이 느껴지긴 했다. 하지만 애써 무시해왔다.
그게 이런식으로 배신당하다니.
마지막화인 12화.
미라이는 유우키의 죽음을 받아들인다.
그리고 우리도 유우키의 죽음을 받아들였다.
목이 메어오는 걸 간신히 참으며 유우키의 죽음을 받아들였다.
정말 마지막에 유우키와의 추억의 장면이 나오는데 BGM과 어울려서 얼마나 슬프던지.
그리고 미라이는 유우키의 죽음에서 멈춰서는게 아니라 걸어가기로 마음 먹었다.
사실 특별히 재미있던 작품은 아니었다.
하지만 어딘지 모르게 부드러운 작화와 음악의 조화는 이 작품을 무척 잘 꾸며주었다.[특히나 엔딩곡은 바로 나의 베스트곡이 되었을 정도로 좋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부드러운 작화를 봤을때부터 이 작품이 재난물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어야 했다.[쓴웃음]
이 작품은 단순히 재난물이 아니다.
재난물에서 느낄 수 있는 재난의 공포, 그 이후에 찾아오는 패닉, 그리고 그 재난에 이기기 위해 몸부림치는 사람들.
이 작품은 그런 걸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지 않는다.
재난 안에서 찾을 수 있는 가족에 대한 추억, 사랑.
마치 마지막화 엔딩스탭롤 화면에서 나오는 재난 이후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과 닮은 그러한 무언가.
진도 8.0의 대지진 후에 남는 건 절망일 수도 있다.
하지만...우리가 거기서 찾아야 할 것은 절망이 아니라 희망이다.
이 작품에서 말하고 싶었던 건 결국 이런 것이 아닐까 문득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