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기괴하고 기묘하며, 오묘하면서 쓸데없는 이야기 하나.
자랑은 아니지만, 나는 남자치고는 BL을 조금, 그것도 아주 조금은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실제로 딱히 BL물을 보고 놀라거나 하지도 않고, 주위에서 추천이 들어오면 가끔 구입해서 읽어보기도 했다.
아, 음...물론 플라토닉하고 가벼운 BL을 중심으로...하드한 건 아무래도 좀 무리다.
하여튼 그래도 어느 정도는 BL을 수용하고 있었다.
근데 요즘 내가 BL을 전혀, 1pg(피코그램)도 이해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얼마전 우연히 기회가 되서 3년쯤 안 보고 있던「원피스ONE PIECE」와「강철의 연금술사鋼の錬金術師」를 읽게 됐다.
그리고 그때부터 내 고뇌는 시작됐다.
상디는 나미와 로빈은 물론 뭇 여성들에게 사족을 못 쓰는데, 더군다나 현재는 여장남자섬에서 괴로움에 몸부림치고 있는데 어떻게 조로와 커플링을 이을 수 있는거지???
로이 머스탱은 그렇게 뭇 여성들과의 데이트를 즐기는데, 더군다나 일편단심(?) 호크아이를 알게 모르게 표출하고 있는데, 어떻게 에드와 커플링을 이을 수 있는거지???
오해할까봐 미리 덧붙혀두지만, 적어도 내가 보기엔 원작 상에서 상디와 로이는 노멀이다.
아니, 뭐 그래 이건 인정할 수 있다. 그 캐릭터를 너무너무 좋아하니깐, 그리고 어찌어찌해서 보면 특정 캐릭터간의 공수관념이 생길 수도 있다. 사실 이런 시각이 없으면 동인도 못 해먹지.
그런데 저 두 캐릭터, 상디와 로이만은 도대체 이해할 수가 없었다.
어떻게 보면 저 호색한 두 사람을 BL적인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는가 말이다.
음...「블리치BLEACH」나「나루토NARUTO -ナルト-」,「코드기어스コードギアス」같은 건 이해할 수 있다. 거기 등장하는 캐릭터들은 특출나게 여자를 좋아한다고 주장하는 캐릭터가 그다지 등장하지 않으니깐, 이해할 수 있단 말이다. [그리고 사실 몇몇은 누가 봐도 BL 커플링이 보이는 캐릭터들이 있다.]
근데 저 상디와 로이만은 이해할 수가 없다!!!
부디 누구라도 좋으니 주위의 어느 마음 착한 부녀자분께서 이 상디와 로이에 대한 해석을 들려주셨으면 좋겠다.
BL은 좋아하지도 싫어하지도 않는다. 각자 취향이야 다른 거고, 가끔 좋은 작품이 있으면 그때 가서 읽으면 된다.
소년만화에서도 BL커플링을 찾아내는 부녀자분들과 치유계 만화에서도 백합커플링을 찾아내는 남덕분들에게 영광이 있으리.